헝가리 출신의 작가 에머릭 프레스버거와의 오랜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한 연출가 마이클 파웰은 1905년 영국 켄트지방 출생으로 켄터베리 왕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당대의 연출가 캐롤 리드와는 동문이다. 덜위치 칼리지를 졸업하고 20살이 되던해 국립 은행에 취직한 파웰은 얼마안가 은행을 그만두고 영화계에 투신했다.
1925년 영화계에 입문한 파웰은 1927년 영국의회가 정한 스크린쿼터 Cinematograph Films Act 1927 를 지키기 위해 급조되었던 이른바 쿼터 졸속작 Quota Quickies 으로 불리던 30년대 영화를 연출하다 1938년 발표한 [세상의 끝
The Edge of the World]으로 실력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세상의 끝]으로 거장 알렉산더 코다에 의해 런던 필름으로 스카웃된 파웰은 향후, 15년간 수많은 작품에서 환상의 조합을 보여주게 될 시나리오 작가 에머릭 프레스버거를 만나 첫 공조 작품인 [검은 옷의 스파이 Spy in Black (39)] 를 연출했으며 1942년 자신들만의 독립 프로덕션 아처스The Archers를 설립하였다.
1943년 제작, 각본, 연출 크레딧에 자신들의 이름을 공동으로 올린 소위 말하는 파웰-프레스버거 영화의 첫 작품인 [늙은 장교의 삶과 죽음 The Life and Death of Colonel Blimp ]을 발표했으며 이후, [켄터베리 이야기 A Canterbury Tale (44)]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있는 지 알고 있다 'I Know Where I'm Going!' (45)] [천국으로 가는 계단 A Matter of Life and Death (46)] [흑수선 Black Narcissus (47) ] [분홍신 The Red Shoes (48)] 등의 작품을 통해 환상적인 파트너쉽을 발휘하였고 이 중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한 [분홍신]은 이 시기 파웰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56년 발표한 전쟁 드라마 [리버 플레이트 전투 The Battle of the River Plate]를 끝으로 에머릭 프레스버거와의 오랜 공조작업을 끝낸 파웰은 1960년 관음증에 관한 심리 스릴러 [Peeping Tom]을 발표했으나 이 작품은 평단으로 부터 쏟아진 온갖 악평과 논란에 휘말려 부당하게 평가절하 되었고 파웰은 거의 영국영화계에서 추방되는 듯했다.
하지만 후대에 이르러 젋은 헐리우드 신진작가들 특히, 마틴 스콜세지에 의해 파웰은 재평가되었으며 70년대 말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1990년 암으로 사망했다.